지구의 날 맞이 도네이션

며칠 전에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관리 회사의 명의로 나에게 이메일이 하나 왔다. 지구의 날 (4월 22일)을 위해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옷이나 신발들을 기부 형식으로 수거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추가로 기부한 사람들 중에서 무작위로 추첨하여 경품이 있는 건 덤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현물로 기부하기보다는 보통 직접 현금을 내거나 인터넷을 통해 기부를 하곤 했었는데, 미국에 와서는 현물로 기부를 조금 더 하는 것 같다. 깨끗하게 세탁해 놓은 옷이지만 다양한 이유로 (더 이상 입지 않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옷장에만 쌓여있는 옷들이 꽤 많았다.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오기 전에 한번 크게 옷들을 정리했었는데, 여기 와서 다시 한번 고르고 골라 입지 '않'거나 '못' 입는 옷들을 꺼내 두었다. 옷을 다시 예쁘게 개는 과정에서 한번 입어보려고 했었는데, 옷이 안 들어가길래 사뭇 당황했다. 디자인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되어버려서 좀 놀라웠다. 정확하게는 몸이 커져서 (옷이 작아서) 입지 못하는 옷들이었다.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운동을 한 보람을 느꼈다.

 

기부할 옷들이랑 신발 한켤레를 주섬주섬 가지고 관리 사무소에 찾아가니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내 물품들을 사무실 한켠에다가 놓아두었는데, 나 이외에도 많은 이들로부터 받은 물품들이 꽤 많아보였다. 내가 기부한 물품의 개수만큼 추첨시에 반영한다고 하는데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지구의 날을 맞아서 자원을 아끼기 위한 기부에 동참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기부가 아니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행동들이 작게는 나에게 크게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고, 많은 기회들을 놓쳤던 것 같다. 앞으로는 이런 부분들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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