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달은 알고 있을까, 내가 너를 보기 위해 매일 12시간 이상을 기다린다는 걸. 매일 조금씩 바뀌는 너의 모습, 그래도 가끔은 저번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너. 자기 전, 네 생각이 문득 떠올라 창 밖을 올려다보니 변함없이 한밤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는 너. 나는 널 보면서 '너는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겨버렸다. 오늘 밤 꿈에서는 그 대답을 들려주러 찾아와 주기를...
시간을 흘러간다. 방향은 알 수 없지만, 각자의 시간은 흘러간다. 문득 돌아본 나의 시간은 많은 흔적들을 남기고 여기까지 왔다. 잠시 나의 시간과 함께 흘러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흔적또한 여기저기에 남아있다.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강렬한 기억또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빛바랜 사진처럼 파스텔의 연한 색깔처럼 희미해져간다. 우연히 떠오른 지나간 시간의 흔적은 그때만큼 강하진 않지만, 그리다 지워진 연필의 자국처럼 희미하게, 희미하게 그때를 회상하게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많은 것들이 잊혀져 가고 있다고...' 잊혀진다는 건, 잊을 수 있다는 건, 좋은 걸까 나쁜걸까?
세상에는 다양한 소리가 존재한다. 수십억의 인류가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그 인류가 발명한 수많은 악기들은 제각기 고유한 소리를 가지고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게다가 수많은 동식물들이 내는 소리도 있다. 이렇게 많은 소리가 존재하는데, 우리가 평소에 듣는 소리의 종류는 생각보다는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매일 생활하는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들을 수 있는 소리도 어느정도 정해져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여행을 가면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있어, 즐거운 경험이라고들 얘기하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먹거리와 볼거리에는 "소리" 가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소리,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풍경에는 그 특유의 소리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한번 상상해보자. 눈 앞에 멋진 ..
어느날이었다. 집으로 초대장이 날아왔다. 친목도모를 위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으니 가능하면 참석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으레 한번씩은 받는 내용의 초대장이었고, 그리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굳이 가지 말아야 할 이유도 찾을 수 없었기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행사 당일에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참석한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그 중에는 아는 사람들도 몇명 보였기에 다가가 인사를 했다. 적당한 인파, 적당한 행사 내용, 그리고 적당한 분위기가 있는 시간이었다. 어느 정도만 머무르다 갈 생각으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다가 시선을 끄는 한 사람을 보았다. 아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도 눈길이 가는 사람이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 그리고 적당한 옷차림. 행사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 중 한명에 불과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