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한 날씨

내가 있는 곳은 보통은 연중 내내 거의 화창한 날씨로 알고 있다. 오히려 6~8 월은 화창하다 못해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밖에 잘 다니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아직 몸으로 겪어보진 않았지만 조금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얼마나 덥길래..' 추운 것 보다는 더운 것을 더 잘 견디기는 하는데 그것도 상대적인 것이지 양 극단으로 무지무지 춥거나 무지무지 더우면, 그냥 답이 없다. 여기에 온 지도 두달정도가 되어가는데 그 동안은 날씨가 대부분 화창하거나 쪼~오금 많이 더웠다.

 

서론이 길었는데, 오늘은 날씨를 얘기하기는 했지만 정확히 하고 싶었던 얘기는 '운전 중에 겪었던 날씨' 이다. 출근하기 전에 차를 보면, 앞유리, 뒷유리, 그리고 사이드 미러 쪽에 이슬이 종종 맺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아침 날씨는 꽤 좋은 편이다. 가끔 흐리긴 해도 대부분 화창해서 운전할 때 시야도 괜찮고 말이다. 딱 한번! 출근할 때 비가 엄청나게 쏟아져서 상당히 당황한 적이 한번 있었다. 아무리 와이퍼로 비를 닦아내도 쏟아지는 폭우에는 당할 재간이 없었다. 그 이후로는 비가 좀 오더라도 상대적으로 약한 비라서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오늘은 퇴근길에 비슷한 폭우를 잠시동안 겪었다. 퇴근길에 공기가 살짝 습기를 머금은 답답함이어서 비가 올듯말듯 이런 느낌이어서 '집까지 가는데 비 와도 크게 문제될 거 있겠나' 싶었는데, 집에 거의 다 오는 길목에 갑자기 물을 한바가지 쏟아부은 것 마냥 차유리를 때리길래 좀 놀라긴 했었다. 고속도로 출구 끝자락에서 시야를 가릴 정도로 앞이 보이질 않아서 그 자리서 속도를 반 이상 줄여서 서행 운전을 했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차들도 안 보이니까 평소때는 쌩쌩 달리던 차들도 잠깐동안 거북이처럼 주행을 했다. 한국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것을 돌이켜보면 한국은 한번 쏟아지면 한동안은 그 강도가 유지되면서 비가 내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기서는 (아직까지는) 그렇게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정확히는 그동안 오피스에 있다보니 몸으로 겪을 일이 없었다. 그렇다하더라도 퇴근할 때는 거짓말처럼 비가 내린 흔적이 꽤 많이 없어져있다보니 비가 많이 내린 것을 체감하기가 어려웠다. 오늘 퇴근길은 그걸 한번에 다 겪었다고 생각한다.

 

회사 동료가 앞으로 이런 오락가락한 날씨가 잦을 거라고, 익숙해지라고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 날씨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보니 그저 날씨가 나에게 너무 짖궂게만 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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