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의 친구이자 가족들에게

너희들이 이 포스팅을 언제 볼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볼 테니까!
그리고 아직 졸업식에 대한 여운이 남아있을때 쓰고 싶어서 글을 남긴다.

(원래는 졸업식 하자마자 쓰려고 했는데, 앞에 쓸 얘기가 이것저것 있다보니 많이 늦어졌음... 그리고 조금 쓰다가 지우고 다시 씀)

 

오랜만에 만난 너희들을 보니까 너무 좋더라. 어떤 친구는 시작부터 나와 함께 했던 친구들도 있고, 어떤 친구는 이후에 알게되었지만 참 많이도 가깝게 지낸 친구들도 있고.. 아쉬웠던 점은 모든 친구들을 보고 가지 못했다는 거야. 

어디서부터였을까, 이 여정의 시작은... 일단 2018년부터 시작을 하면, 나는 한창 더운 여름의 한 가운데서 이 여정을 시작했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 땅에서, 아직은 모든것이 낯설었던 외국인으로서 시작하는 삶은 그렇게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 너희들도 이미 겪어와서 알다시피,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이 시작하는 것 투성이였거든.. 게다가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살아가야 하는 게 편하지도 않았었지. 낯선 땅에 떨어져 살아간다는 건, 새로운 삶에 대한 잠깐의 설렘은 있었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았어. 이건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속속들이 맛보는 여행과는 전혀 다른 삶이였으니까 말이야. 나에게 행운이었던 건, 나만 이곳에서 이렇게 시작하는 게 아니라, 나와 함께 시작했던 너희들이 있었다는 거야.각자 다른 위치에서 서로 다른 색깔의 이야기로 살아오다, 우연의 일치로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이 잠시나마 겹쳤던 그 순간들이 우리들에게 있었다는 게, 지금에와 돌아보면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했던 일이라고 생각해.

'나' 라는 개인에게는 새로운 기회였고,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시간이었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그려보는 좋은 시간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했고, 내 스스로가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 이구나 라는 걸 알 수 있었고, 마음 한켠은 항상 걱정과 불안투성이었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가는 시간이기도 했어. 그리고 가끔은 '나는 멋지고 잘나게 살고 싶은 마음인데, 왜 난 이렇게 부족한 것 투성이일까?' 라는 못난 생각이 들기도 했어. 또, 가끔은 감정적으로도 많이 힘들기도 해서 생각보다 많은 날 동안 밤새 잠 못이루거나 눈물 흘릴 때도 있었네.

그 시간동안 내가 잘 이겨내고 버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들 중 하나는 바로 너희들이라고 생각해. 함께 있으면 항상 즐겁고, 웃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고, 내가 힘들어도 슬퍼도 기뻐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함께 있어주었기 때문이지. 누구의 말마따나 파티의 시작은 툴툴거리면서 와도, 너희들 덕분에 파티의 마무리에는 항상 누구보다 기쁘고 즐겁게 끝낼 수 있었던 사람이 나라는걸 다들 알거야. 다만 앞으로는 우리들의 시간들이 겹쳐질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고 아쉽네.

내가 먼저 졸업을 하고 우리 가족들 곁을 떠나는 발걸음을 먼저 떼었지만, 남아있는 가족들도 시간이 지나면 각자 서로의 길을 향해 나아가겠지. 아마 그때만큼 자주 보기는 쉽지 않을거야. 그래도 우리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기적같이 만나 짧았지만 함께했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추억들은 오래오래 남아있을거야.

투정도 많이 부리고, 애처럼 떼쓰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부족한 나를 항상 옆에서 챙겨주고 함께해줘서 너무 고마웠어. 너희들이 있었기에 크나큰 챕터 하나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어. 많이 그리울 거고, 언제나 많이 보고 싶을거야. 사랑한다 얘들아.

애정과 사랑을 담아,
2023년 5월 23일 어느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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